전체 글(17)
-
007 스카이폴 (2012)
00:49:00 이 씬 전체적으로 유리창에 굴곡, 반사된 네온사인 빛들로 인해 사이버펑크 느낌이 나는 게 매우 매력적이다. 또한 이 반사된 빛들은 본드가 공간 안에 들어섰을 때 감춰주는 역할도 하며 매력적인 공간을 설정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상황을 전개하는(본드의 존재를 눈치채게 만든다거나) 장치로서의 역할도 한다. 절단된 유리 사이로 보이는 반대편 건물으로 포커스 인. 원형의 프레임이 007시리즈의 유구한 메타포이자 총구를 상징하는 것을 보아 타겟의 위치라는 것이 짐작된다. 이 씬 전체적으로 인물 조명은 얼굴을 제외하고 거의 블랙일 정도. 어떠한 감정을 읽어낼 수도 없이 드문드문 보이는 실루엣으로 행동만 유추해서 따라가게 된다. 구멍 쪽에 뒷배경 야외의 일자 조명을 더블시킨 것도 의도적일 것이다. 이후에..
2023.02.08 -
레퀴엠 (2000)
레퀴엠 ; 죽은 자들을 위한 위령곡 00:01:12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 많은 설명 없이 분할화면만으로도 해리와 사라, 모자 간의 관계설정을 함축해 빠르게 보여주는 효과적인 연출이다. 두 사람의 단독샷, 시점샷이 쉴 세 없이 번갈아가며 배치되며 긴박한 상황을 보여준다. 사라를 팔로잉 하던 카메라가 그가 창고 안으로 들어간 순간 움직임을 멈추고, 우측에서 슬라이드로 쫓아간 해리의 샷이 등장하며 분할 화면이 시작된다. 열쇠 구멍 사이로 보이는 해리, 사라의 시점샷이 교차로 보여진다. 좁고 어두운 창고에 있는 사라의 샷은 얼굴 클로즈업/열쇠구멍 P.O.V 단 두가지 샷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반명 거실에 있는 해리의 샷은 비교적 다양하고, 샷 사이즈도 넓은 편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기에 카메라도..
2023.02.01 -
스파이의 아내 (2020)
1:34:08 CUT 1 꽤 긴 롱테이크로 시작하는 씬의 첫 컷. 좌측에서 사토코가 헌병대에게 둘러쌓여 프레임인. 상당히 가까이서 등장하여 주변 배경이 잘 보이지 않고, 주변 인물들보다 낮게 위치하여 답답한 느낌을 준다. 대각선 방향으로 향하여 멀리 위치하자, 그제서야 주변 인물들과 배경이 명확하게 보인다. 인물들의 시선이 우측으로 향한 후 우측에서 프레임인 하는 타이지. 새로 등장하는 인물들을 따라 카메라가 따라가는데, 좁고 단조로운 공간을 인물의 배치와 움직임으로 커버한다. 배경 역시 별다른 미술이 없지만, 마치 미술처럼 대신 깔려있는 헌병대들의 움직임을 관찰해보아도 재밌다.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움직임이 없지만, 항상 카메라가 멈춘 지점에서의 배치는 사토코를 압박하고 있다. 대치 상황이 끝나고 나..
2023.01.22 -
대학살의 신 (2011)
1:08:35 ~ 1:14:32 대폭발 직전의 폭풍전야가 담긴 샷. 모든 인물들의 감정이 잔뜩 응축되었다. 이후 등장할 장면들을 위해 상당히 절제된 느낌의 샷. 어머니와의 전화를 마친 마이클은 "더 이상 못참겠어."라고 말하지만 페넬로피의 단독샷 뒤에 있는 거울을 통해 뒷모습으로만 보여주는 것이 재미있다. 영화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이 거울은 어쩌면 카메라보다 인물의 감정을 숨김 없이 드러내는 역할을 했다. 가령 통화하는 앨런을 초조하게 지켜보는 낸시의 모습도 이 거울을 통해 드러난 것처럼. 그러나 이제 인물들을 숨기지 않는다.거울이 아닌 카메라, 인물에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낼 준비를 마쳤다. 그래서 더이상 거울에는 인물이 중요하게 담기지 않고 뒷모습만 남는다. 인물들이 본색을 드러내며 거울의 역할은..
2023.01.17 -
나를 찾아줘 (2014)
2:03:06 - 2:05:31 CCTV를 통해 데지가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는 에이미. CCTV 화면은 곧 에이미의 시선인데, 데지가 굉장히 작고 불품없는 존재처럼 보인다. TV속 화면은 마치 닉이 빠졌던 비디오 게임 같기도 하고. 에이미가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인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재미있는 씬의 시작이다. 데지가 에이미가 준비한 시나리오 속으로 들어오는 느낌. 좌우 대칭의 미장센은 보통의 영화에선 안정감을 주지만, 스릴러/공포 장르의 영화에선 오히려 불길함을 주는 장치 같다. 뒤에서도 나오겠지만, 데지가 나오는 정면샷들은 이런 대칭샷이 많이 활용되었다. 에이미가 위치를 옮겨 암흑으로 들어가자 긴장감이 생긴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어둡고 명도가 짙은 편이긴 하지만, 특히 이 씬에서는 인물(에이미)에게 조..
2023.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