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스카이폴 (2012)

2023. 2. 8. 00:03샷바이샷

 


00:49:00

 

 

 이 씬 전체적으로 유리창에 굴곡, 반사된 네온사인 빛들로 인해 사이버펑크 느낌이 나는 게 매우 매력적이다.

 

 또한 이 반사된 빛들은 본드가 공간 안에 들어섰을 때 감춰주는 역할도 하며 매력적인 공간을 설정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상황을 전개하는(본드의 존재를 눈치채게 만든다거나) 장치로서의 역할도 한다.

 

손 C.U (포커스인) 반대편 건물 L.S

 절단된 유리 사이로 보이는 반대편 건물으로 포커스 인. 원형의 프레임이 007시리즈의 유구한 메타포이자 총구를 상징하는 것을 보아 타겟의 위치라는 것이 짐작된다.

 

패트리스 정측 B.S

 이 씬 전체적으로 인물 조명은 얼굴을 제외하고 거의 블랙일 정도. 어떠한 감정을 읽어낼 수도 없이 드문드문 보이는 실루엣으로 행동만 유추해서 따라가게 된다. 구멍 쪽에 뒷배경 야외의 일자 조명을 더블시킨 것도 의도적일 것이다. 이후에 나올 살인의 행위를 암시.

 

L.S

 반사된 네온사인 빛들, 안쪽에서 촬영된 롱샷. 시점샷처럼 공간을 분리한다.

 

패트리스 L.S

 유리창과 반사된 빛을 통해 인물이 불투명해 보이게 하는 시각적 효과. 그리고 넓은 샷은 늘 실루엣으로. 암암리에 활동하는 특수요원/암살자라는 직업 특성과 잘 어울리는 연출이라 재미있다.

 

패트리스 M.S

 인물을 정 중앙에 두고 밋밋한 좌우 공간을 네온사인 빛으로 채우며 시각적인 만족도를 높인다. 특히나 여러 획으로 이루어진 한자라서 더욱 효과가 크다. 와중에 본드가 좌측에서 슬그머니 프레임인 한다.

 

패트리스 O.S 반대편 건물 F.S

 진짜 타겟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여러 사람들 중 어떤 사람이 타겟인지 유추하기 어려웠다. 이때 천장 가운데 있는 조명이 매우 매력적인데, 아래로 향하는 화살표 같은 모양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것이 진짜 타겟.

 

 건물의 창 프레임과 재밌는 모양의 설정등을 활용하여 하나의 게임 화면처럼 보이게 만든다.

 

본드 B.S

 패트리스와 본드가 자리한 공간은 빛의 반사/로우키의 조명 때문에 정확한 위치를 분간하기 어렵다. 이 공간 자체가 그림자 그 자체인 이미지이다. 옷도 검은색이어서 얼굴만 떠있는 느낌이 들 정도이지만, 반대편 건물의 난색 조명이 얼굴 반쪽에 묻어나와 얼굴만을 강조한다.

 

패트리스 O.S 반대편 건물 F.S (동일)

 사람의 움직임이 멈추자 더 또렷하게 눈에 띄는 뒤집힌 삼각형 모양의 조명. 프레임 속 프레임을 통해 그림이 걷히는 타이밍 역시 어떤 연극 무대의 막이 열리는 느낌을 준다.

 

패트리스 L.S

 유리창의 반사를 활용한 샷. 어떤게 패트리스이고 어떤게 반사된 형체인지 구분에 혼선을 만든다. 씬 전체적으로 끊임없이 관객을 시험하는 느낌이다. 패트리스의 총구가 이전까지 우측을 향했으며 좌측에서 등장하는 본드 때문에 우측에 있는 패트리스가 진짜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아까 프레임인 했지만, 중복적으로 다시금 프레임인 하는 본드를 보여주는 롱샷. 점점 패트리스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정보를 준다. 

 

P.O.V
패트리스 M.S

 총구가 향한 곳과 정반대편에 서있는 본드, 여유로운 느낌.

패트리스 O.S 반대편 건물 F.S

 유리창이 반짝거리며 잘게 부서지는 것과 상반되게 아주 고요하고 느리게 쓰러지는 타겟. 늘 그래왔던 것처럼 살인을 행하는 패트리스와 막을 수 있었던 희생을 막지 않고 지켜보는 본드. 사람이 죽었지만 어떠한 감정이 담겨지지 않은 무미건조한 샷.

 

본드 B.S
패트리스 O.S 반대편 건물 F.S

 패트리스가 언제쯤 본드를 눈치챌까 기대했고, 그 기대에 부응하는 등장이 아닐까 싶다.

 씬의 시작에서는 이 빛들이 본드의 잠입을 감춰주었다면, 이번엔 이 빛들이 들어오며 본드의 존재가 적에게 알려진다. 이미 본드가 이 공간에 들어선건 오래지만 패트리스의 시점에선 본드가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보인다. 한색의 조명이라 마치 귀신, 혹은 저승사자 같기도 한 그야말로 패트리스 입장에선 공포스러운 샷.

 

L.S

 뒤에 있는 대형 스크린의 문양도 계속해서 바뀐다. 흰 해파리는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전투가 시작됨과 동시에 실루엣을 더 두드러지게 만든다. 반사로 인해 인물이 3명인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재밌는 포인트이다.

 

패트리스 M.S

 전투씬이 시작되며 컷이 짧은 단위로 쪼개진다. 이 와중 반대편 건물의 움직임에도 주목하게 된다.

 

본드 리버스 M.S

 

투샷 M.S

 반대편 건물과 색채가 대비되는 만큼, 상황이나 분위기도 크게 대비된다. 목숨을 건 싸움이 시작된 이쪽 건물과 다르게 이미 모든 상황이 종결된 듯 정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투샷 M.S 

유리창이 두 사람의 무게에 깨지며 반사되지 않고 실루엣 형태로 전환되는 분기점.

 

투샷 N.S

 처음에 뒤에 있는 스크린의 화면에 무슨 의미가 있었나 싶었지만, 그저 전투씬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단순 미장센인 것 같다는 생각. 격한 몸싸움 뒤에서 느리게 유영하는 해파리가 내부의 상황을 더 극대화하며 색깔과 모양 때문에 달빛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다.

 

투샷 M.S
투샷 B.S
투샷 M.S
손 C.U
투샷 M.S

 소수점 초 단위로 잘게 쪼개진 컷들의 연속. 긴박한 상황에 역시 뒤에는 다른 상황이 계속 연속된다.

 

크레인 or 달리 인 롱테이크

 주요 전투씬부터 적이 무력화 될 때까지 롱테이크로 진행하며 긴장감을 유지한다.

 백그라운드에 있는 네온사인 조명 때문에 두 인물은 실루엣으로만 보이며 누가 누구인지 본드가 우세한 쪽인지 분간이 어렵다. 이전 씬들을 통해 본드가 이전에 비해 기량이 매우 떨어졌다는 것을 알기에 설마하는 심정으로 지켜보게 된다. 일부러 관객을 유추시키도록 만든 것 같아서 흥미롭다. 천천히 달리 인, 그리고 샷의 끝에서 천천히 카메라가 한 인물의 머리 위로 올라간다. 패자는 패트리스.

 

직부감 패트리스 B.S
본드 정측 B.S
본드 앙각 B.S
직부감 본드 O.S 패트리스

 인물에 비해 배경 빛이 더 강하지만 시선은 아찔한 높이, 패트리스의 표정에 고루 배분된다. 다시 한 번 단순히 더 강한 조명이 더 강하게 강조하기 위한 방법은 아니었음을.

 

본드 앙각 B.S

 여기서부터는 계속해서 동일한 샷을 번갈아가며 배치. 이전까지는 리버스, 동일샷이 거의 없었는데 두 인물이 위아래로 배치되어 대화할 수 있는 상황이 되자 리버스샷이 활용된다.

 

손 C.U
직부감 본드 O.S 패트리스
손 C.U
본드 앙각 B.S
손 C.U

 

직부감 L.S
본드 정측 M.S
직부감 L.S
본드 정측 M.S
본드 M.S

 본드의 왼쪽 얼굴은 완전히 암이 져서 보이지 않게 했다. 전투에선 이겼지만, 배후의 정보를 알아내지 못하고 지칠대로 지친 늙은 본드의 심정/상태를 보여주기에 매우 어두운 샷.

본드 O.S 세버린 L.S

 프레임 안의 프레임, 또 그 프레임 속의 프레임.

 화면 앞 누워있듯 앉은 본드와, 반대편 건물의 통창 안에 있는 세버린의 모습, 그리고 또 그 안에 있는 미술작품 액자까지. 세버린을 한 폭의 그림 같이 연출해낸 재밌는 샷. 또 본드와 있는 공간에 비해 세버린이 있는 공간은 난색 조명으로 이루어져 있어 더 눈에 띄고 분리된 느낌이다. 다른 세상인 것 같은 느낌.

 

본드 B.S

아까보다 더 들어간 타이트샷.

 

본드 O.S 세버린 N.S

 아까보다 더 들어간 타이트샷. 뒤에 있는 액자,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으로 매혹적이고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처럼 세버린의 등장이 너무나 강렬하고 아름다워서 앞으로도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인물일 줄 알았는데 쉽게 이용하고 버린 느낌이라서 정말 아쉬웠다.

 

또, 이런 사방이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공간은 반사로 인해 촬영하기가 매우 힘들 것 같은데, 할리우드만의 비법이 있는 것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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