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크 (2020)

2023. 2. 15. 18:51샷바이샷

0:20:37


1930년, 시대의 낭만을 재현하기 위해 연출/촬영적으로 고전영화를 흉내낸 부분이 많다.

특히 이 촬영장 씬에서 더욱 드러나는 편.

정측 F.S

맹크가 천막 뒤에서 프레임 인 한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 볕에 있는 까만 옷의 맹크와 응달에 있는 밝은 옷의 메이어&솔버그가 눈에 띄는 것은 시각적으로 탁월한 선택 같다.

 

투샷 M.S

흑백영화의 특성상 색이나 빛으로 인물과 배경을 구분 짓기 어렵기 때문에 사물과 인물이 더블되는 것은 거의 없는 모습.

뒷 배경의 소품들이 매번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정측 M.S

때문에 인물들의 배치, 거리가 참 적절하다.

어떤 상황에서 어디에 카메라를, 배우를 배치하면 눈에 잘 보일지 완벽하게 이해한 것 같은 샷들의 연속이다. 

관찰자의 입장인 메이어&솔버그를 최대한 카메라 가까이 배치하고 멀리 있는 맹크는 백라이트를 통해 외곽선을 살린다.

 

메이어&솔버그 반측 M.S

각을 반대로 틀었다. 인물이 없어 비어보이는 공간에는 차(번호판)와 음식들을 배치한다.

어두운 뒷 배경에 비해 인물들은 밝은 옷을 입혀 공간과 분리한다.

맹크 M.S

반대로 맹크의 뒷 백은 밝기에 어두운 옷을 입은 맹크가 분리되어 돋보인다.

 

메이어&솔버그 B.S

대화에 돌입하며 아까보다 좀 더 타이트해진 투샷.

 

맹크 M.S - 메이어&솔버그 B.S 의 연속

대화씬 리버스샷의 연속

단순히 반복되는 샷들 뒤로 커피를 마시며 촬영장을 구경하는 제작 관계자들, 바쁘게 움직이는 스태프들, 낭만과 냉소가 동시에 가득 담겨 있다. 딥포커스를 통해 인물 뒷 배경의 티테일을 살리는 것이 시대배경을 더욱 잘 드러나게 하는 것.

정적인 투샷에 비해 맹크의 샷에서는 인물들이 꾸준히 움직이기 때문에 훨씬 동적이고 밝은 느낌이 든다. 괜히 무게 잡는 제작자들에 비교되는 맹크의 자유로운 성격을 더 극대화해주는 역할도 하는 것 같은 인물과 배경 배치.

 

3인 정측 N.S
메이어&솔버그 반측 M.S
맹크 N.S
메이어&솔버그 정면 M.S

이 장면도 좋다. "조언이라도 해드릴까?" 라는 농담에 방긋 웃어주기만 하는 솔버그

맹크의 성격과 그에 대한 사람들의 평판이 동시에 드러난다. 

 

3인 정측 F.S

촬영장으로 향하는 맹크.

아마도 메이어와 솔버그는 촬영이 끝날 때까지 저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을 것만 같다. 대형 제작사의 힘이 막강하던 시대, 볕 안에서 나오지 않는 모습이 19세기 유럽 왕족의 티파티를 보는 것 같기도 한 권력적인 이미지.

 

메이어&솔버그 정측 F.S

"누구랬지?" "그냥 작가요."

 

맹크 후면 L.S

촬영장에 다가갈 수록 아까의 어둠과 대비된다. 마치 다른 세계인 것인 마냥.

빛으로 인한 플레어 효과 역시 의도적으로 방치한 것 같다.

 

맹크 카메라 감독 W.S

다가오는 맹크 뒤로 그를 지켜보는 메이어와 솔버그가 그대로 보이는 것도 매력적인 샷의 구성.

맹크가 앞으로 다가와서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가려버린다.

 

마리온 L.S

매력적인 인물의 등장. 조명의 빛을 가리던 우산을 치우자 마리온이 나타난다.

풀샷에서 봤다시피 실제 거리는 그닥 멀지 않지만, 굉장한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높이와 시선 때문도 있을 것이다.

주연배우 외의 사람들은 마치 그림자처럼 보인다. 플레어 효과로 나타난 빛 역시 마리온이 서있는 좌측에서만 나타난다.

아름다운 이미지를 위해 하늘의 구름 역시 CG로 한땀한땀 넣었을 것이라 추측해본다.

 

맹크 정측 B.S
맹크 N.S

스탭들이 퇴장하고 맹크와 마리온의 거리가 좁혀진다.

 

맹크 O.S 마리온 앙각 F.S

거리는 좁혀졌지만 아직 두 인물의 대화에는 벽이 쳐져 있다.

이를 간증하듯 두 인물의 높이는 변하지 않았다.

 

맹크 부감 N.S
마리온 앙각 N.S

대화가 진행되며 서서히 마리온의 높이가 내려온다.

마리온은 화형당하는 배역이라기엔 너무나 아름답다. 오히려 신적인 존재처럼 보여질 정도. 아무래도 뒤에 있는 조명과 빛, 카메라의 앵글이 한 몫을 하지 않았을까.

 

맹크 부감 N.S
마리온 W.S - 맹크 B.S

농담을 마치고 부탁이 있다고 말하자 엇비슷해진 카메라의 레벨.

마리온 W.S - 맹크 B.S
마리온 W.S - 맹크 B.S
맹크 O.S 마리온 앙각 F.S

"화형 당하는 중에도 피우고 싶어 죽겠어요."

대사에 맞춰서 아래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단순히 대사로 상황을 억지로 이어가는 것이 아닌, 대사에 맞추어 프레임 속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또다른 재밌는 상황을 만들어 낸다.

 

맹크 부감 N.S

웃다가 눈에 연기가 들어가는 맹크

맹크 O.S 마리온 앙각 F.S

두 사람의 농담을 통해 맹크가 얼마나 재치있는 언변을 가진 사람인지, 마리온이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인지 알게 된다.

 

L.S

맹크가 마리온을 향해 올라갈수록 플레어 효과가 드문드문 나타나기 시작한다.

 

투샷 N.S

맹크가 다가가자 더욱 플레어 효과가 두드러진다. 이 마저도 조명이 있는 좌측쪽에 나타나며, 마리온이 빛나는 것처럼 보인다.

조명기 인서트샷, 단순히 이미지용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들어간 것이 탁월하다.
투샷 W.S

동등해진 두 사람의 위치.

관계가 진전됨에 따라 한 앵글 내로 합쳐지는 고전적인 연출.

 

찰리 O.S 맹크&마리온 L.S

 

찰스 B.S

사실 찰스보단 뒤로 보이는 메이어&솔버그가 더 신경 쓰이는 샷.

 

투샷 N.S

"아저씨 아이디어야. 발성 영화도 준비하래"

위 대화를 하자 위에 있는 마이크(혹은 조명일까)가 프레임 안에 잡히는 것도 재미있다.

찰스 N.S

콜사인이 떨어지자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그리고 경쾌한 음악이 시작된다.

 

인서트
인서트
스태프 O.S 맹크&마리온 L.S
카메라 걸고 인서트 L.S
맹크&마리온 앙각 W.S

뒷배경의 구름의 이미지, 그리고 담배연기가 마치 화형식의 연기처럼 연결되는 듯한  이미지.

 

인서트
부감 L.S

절대적인 위치에 있는 맹크와 마리온의 시선에서 촬영장을 훑는다. 

달려오는 말들과 비슷한 속도로 우측으로 트래킹+틸트다운+좌패닝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크레인샷

맹크&마리온 앙각 W.S

"도와줘요! 구해줘요!"

대사를 치는 마리온 뒤로 담배를 피며 서있는 맹크가 마치 악당이 된 것처럼 보이는 재밌는 이미지의 샷.

 

인서트
인서트

역시 달려오는 말들을 따라서 좌패닝

 

인서트

인디언 인서트 반응샷. 이 영화의 내용은 아무도 말 한 적 없지만, 앞서 나온 마리온의 대사, 세트, 이런 인서트 샷들의 배치로 영화 내용이 추측 가능하다는 점이 굉장히 재밌는 포인트.

 

L.S

달려오는 트랙을 따라서 좌패닝.

"컷!" 소리와 함께 트랙이 카메라 앞을 완전히 가리고 다음샷으로 전환된다.

 

메이어&솔버그 반응 인서트
L.S

아까와 비슷한 구도의 샷. 이번엔 달려오는 말을 따라서 좌패닝.

 

촬영스태프 인서트

담배를 피며 침을 뱉는 스태프, 카메라 뒤로 인디언 분장을 한 엑스트라들이 한 화면에 담겨있는 이질적이고도 재밌는 샷.

마치 앞에 있는 스태프가 서부영화의 백인 악당 같기도 하고. 앞에 있는 카메라는 어떤 무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부감 L.S

슛이 들어갈땐 비슷한 부감 롱샷에서 서서히 들어갔다면, 슛이 끝날 때에는 카메라가 멀어지며 마무리된다.

경쾌한 음악도 여기서 끊긴다.

 

윌리엄 허스트 등장, 약앙각 F.S

마리온의 등장도 그러했듯, 이 작품의 주요 인물들의 등장은 늘 심상치 않다.

지금 촬영되는 영화가 웨스턴 영화이듯, 윌리엄 역시 서부영화의 주인공처럼 등장하는 것도 재미있는데

자욱하게 깔린 먼지(포그) 뒤로 역광이 비추며 서서히 트랙인, 마치 신적인 존재로 묘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권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맹크 F.S ~ W.S (살짝 붐 업)

반면 맹크의 움직임은 대부분 정적이고, 돋보이지 않는다.

마리온이나 윌리엄의 경우엔 카메라가 가만히 있는 그들을 아름답게 비춰준다면, 맹크는 가만히 있는 앵글 속에서 스스로 유동적으로 움직인다. 맹크가 다가오면서 카메라가 아주 살짝 붐업 된다.

윌리엄 F.S
맹크 B.S
반응샷 인서트

비웃는 솔버그의 이미지.

 

리버스샷의 연속

아까 메이어&솔버그와의 대화씬에서도 마찬가지로, 맹크의 뒤에선 배경 인물들이 끊임 없이 움직이고 반응한다.

 

F.S

움직이는 인물, 트랙을 따라서 카메라 역시 움직이는 방향으로 함께 트래킹

 

프레임아웃

먼저 지나가는 트랙 뒤로 따라오는 말과 배우들.

 

투샷 N.S

마리온의 샷과 마찬가지로 권력자는 항상 상단에 위치한다.

 

윌리엄 걸고 맹크 B.S
윌리엄 B.S
맹크 B.S
맹크 O.S 트랙 F.S

인물을 향해 카메라가 서서히 트랙인. 여기서부터 다시 똑같은 음악이 on.

"데이비스 양, 허스트 씨가 저녁에 맹키위츠 씨를 왼쪽에 앉히시랍니다."

 

마리온 반응 F.S
메이어&솔버그 반응 N.S
맹크 정면 B.S

앞선 인물들의 반응에 화답하는 듯한 맹크의 정면샷.

완전히 카메라 정면을 향해 있어 제 3의 벽을 깨고 우리에게 향해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이 역시 매우 연극적이어서 오히려 더 매력적이다.

그리고 왼쪽으로 프레임 아웃.

 

조명기 엔딩

매우 연극적인 샷의 마무리, 촬영장에서의 회상이 끝나자 조명기를 끄며 함께 페이드 아웃 된다.

영화 전체적으로 회상의 마무리는 페이드 아웃으로 끝난다. 그러나 보통의 페이드 아웃과는 조금 다르다. 마치 연극의 조명이 꺼지는 듯 빛은 마지막까지 남겨두고 서서히 막을 내리는 느낌이다. 

 

 


Q. 같은 해에 촬영상 후보 <노매드랜드> <유다 그리고 메시아> <뉴스 오브 더 월즈>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와 비교해서 <맹크>가 촬영상을 차지한 개인적인 추측, 감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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